허니제이제이:) 나 홀로 깨어있는 새벽
그제 부터 나도 패턴을 찾기 시작했다.
산후도우미 선생님이 오시는 동안 낮에는 푹 자고!
새벽엔 내가 보초를 서고 있다!
산모의 몸은 신기하다.
낮에 낮잠을 푹 잤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봤자 3~4시간 이다.
어떤 책에서 읽었던 글귀가 생각난다.
임신 중 불면증에 시달리는데, 이것은 나중에 아기가 태어나 3시간마다 젖을 먹기 때문에
호르몬이 자연스레 3시간 텀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허니제이제이는 트름을 아직 잘 못하는 16일이 된 신생아이다.
엄마도 도우미 선생님도 트름과의 전쟁을 치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가 돌보는 새벽 이시간에는
젖을 빠는 힘이 약하다는 허니도 분유를 한방에 다 먹고, 트름도 한방에 다 한다.
신기하다.
친정엄마와 도우미 선생님이 잘 봐주셔도
서툰 이 엄마와의 단 둘이 있는 새벽시간은 너도 아는거니?ㅋㅋㅋㅋㅋ
처음 새벽에 혼자 아가를 보려고 했을 땐 나도 우울감이 몰려왔다.
살면서 우울해본 기억이 잘 없는 나는
출산후에 산후우울증이 온다는 말은 들었는데, 설마 나한테도? 라는 생각을 했었다.
살짝~아주살짝 이 밤에 예쁜 아가를 보고 있으면
좋으면서도 어떻게 내 뱃속에서 이렇게 이쁜애기가 나왔을까 신기하다 싶기도 하면서
내가 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내가 이 아이가 원하는 걸 못해주면 어떡하지?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휩쓸려온다.
그리구 오빠가 너무 보고싶다. ㅜㅜ
어제는 아버님 어머님께서 다녀가셨다.
아버님이 특히 허니를 엄청 보고싶어하셨는데, 일도 바쁘시고 아직 백신을 못 맞으셨다고 방문을 고심하시는 것 같았다.
아버님이 우리 허니 눈뜨는 모습을 정말 보고싶어하셨는데,
신생아실에서부터 우리 허니는 참 잘 자는 아기였기에
진짜 눈을 한번 떠줄까 말까였다.
나름 아버님께 카톡으로 우리 허니 사진을 보내긴 했는데
중요한건 이쁜 눈을 떠줘야말이지!!ㅎㅎ
매번 졸린사진, 맘마 먹다가 기절한사진만 가서 아버님께 허니를 제대로 못 보여드린거같아 죄송했다.
그런데 오늘!
어머님이 케잌도 사오시고 아버님도 함께 우리집으로 방문하셨다.
신기하게도 허니가 할아버지를 아는지
할아버지 오신 동안 똥도싸고 눈도 말똥말똥 뜨고 울지도 않고 희한했다!
눈을 얼마나 또렷또렷하게 뜨던지!
허니 너가 마치 할아버지가 오셨다는걸 아는 것 마냥!
아버님 어머님이 오셔서 참 좋은 하루였다^^
우리 엄마도 허니가 눈을 떠서 참 좋아했다.
엄마는 허니가 트름도 안하고, 트름을 안하니 아기가 속도 불편하고 잠을 놓쳐 찡찡거렸는데
하루종일 안아준다고 아마 어깨랑 손목이 아플거다.
지금 우리엄마는 뻗어있고 허니는 내 옆에서 코 자고 있다.
허니가 자꾸 엄마한테 안아달라고 울지 말아야할텐데...
걱정이다!
그래도 엄마가 웃음이 많이 늘었다.
코로나 시대에 엄마가 작년 12월에 퇴직을 하시고 적적하셨을텐데,
내가 결혼 후 바로 임신을 하는 바람에 나와 허니를 돌본다고 우리엄마도 참 바빠졌다 ^^
어찌보면 지금 허니에게 올인하고 있는건 나보다 우리 친정엄마인 것 같다 !
엄마!
진짜고마워!
그리고 오빠! 너무 보고싶다아아아아~~~ㅋㅋ
허니 아빠 오늘 보니 일하느라 조금 탔더라!
밥은 잘챙겨먹고 있을지, 빨래는 혼자 잘 하고 있을지...
건조기에 옷도 구분해서 넣어야하는데....잘할지...
걱정이되는데 굳이 카톡을 넣어보진 않았다.
이 또한 어떤 기사를 통해 봤는데 ㅋㅋ 남자들도 본인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곧 아침이 다가오면 오늘은 허니와 첫 외출을 해야하는 날이다.
산후 도우미 선생님도 두번째 분이 처음 오시는 날인데 ,
오늘 오전 10시 30분까지 소아과 예약을 했다고 말씀드리니
본인께서 조금 더 일찍 출근해서 우리집으로 오시겠다고 하길래 깜짝 놀랬다.
정말 이쪽 일을 하시는 분은 다들 사명감이 투철하신 듯 하다.
예방접종을 하면 아가가 당분간 목욕을 못하기 때문에
오전에 일찍 목욕을 하고 병원으로 출발해야한다고 전화상으로 설명하셨다.
오늘 오시는 도우미 선생님! 정말 기대된당 +_+
목소리가 참 예쁘고 젊어보이시던데! 8일간의 여정을 함께 할 생각을 하니 또 설렌다!
그럼 오늘 새벽도 다가오는 아침도 화이팅해보자!
난 허니엄마다!ㅎㅎ